후카다 코지 감독은 1980년 도쿄에서 태어나 2005년 히라타 오리자가 이끄는 극단 청년단에 연출부로 입단했다. <환영합니다>(2010), <오브와 레떼>(2013), <사요나라>(2015) 등을 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하모니움>(2016)으로 2016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18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를 받았고, <러브 라이프>(2022)는 2022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 <연애재판>(2025)은 2025 칸국제영화제 칸프리미어에, <나기 노트>(2026)는 2026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다. 또한 2022 도쿄국제영화제에서 구로사와 아키라상을 수상했다.
시놉시스
청각장애인 부모와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채 살아온 고등학생 보라에게 가출 청소년 현우는 유일한 탈출구다. 보라가 집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자, 현우는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뒤틀린 확신으로 그녀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다. 보라의 부모는 구조되지만,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준호는 목숨을 잃는다. 7년 후, 준호의 아내 수진은 순직 소방관 유족 치유 캠프에 참여하고, 그곳에서 수어 통역사로 일하는 보라를 만난다. 수진은 낯선 보라에게 오랫동안 눌러온 상실과 분노를 털어놓으며 조금씩 마음을 열지만, 보라는 자신이 그 화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죄책감 속에서 그녀의 곁을 지킨다. 캠프 마지막 날, 수진은 7년 전 방화범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당시 보라의 연인이었던 현우임을 알게 된다. 배신감에 휩싸인 수진은 보라를 밀어내지만, 얼마 후 보라는 현우의 재판에 함께 가달라고 부탁한다. 완전한 용서도 관계의 회복도 아니지만, 나란히 재판장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발걸음은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고 다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미완의 화해가 된다.
감독노트 및 기획의도
어느 날, <러브 라이프>(2022)를 본 송대찬 프로듀서에게서 소방관 사고에 관한 기사를 받았습니다. 그 기사는 화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깊은 슬픔과, 그 슬픔을 타인과 공유하는 일의 어려움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러브 라이프>(2022)에서 그리고자 했던 모티프를 다시 한번 다루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앞에는 죽은 자와 산 자, 세대, 젠더, 국적, 빈부,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수많은 단절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속성의 차이와 관계없이 고독한 육체를 지닌 외딴섬과도 같습니다. 이 영화는 단절이 없는 듯 낙관하는 대신, 그 앞에서 두려워하면서도 건너편을 향해 손을 내미는 인간을 그리고자 합니다. 그 너머에서 외딴섬과 외딴섬을 잇는 환상의 다리가 스크린 위에 나타나는 순간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