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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독립다큐멘터리
AND펀드

2017 장편독립다큐멘터리 AND펀드 선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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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BIFF 메세나펀드
선정작 회색무덤
감독 장지남
국가 대한민국
감독소개 처음으로 극영화 스텝으로 참가했던 작품에서 세트장을 오가던 길. 그 길의 풍광이 매력적이었다. 그 느낌을 시나리오에 담는 것으로 경기 북부와의 인연을 맺었다. 이후 다양한 작업을 통해 경기 북부의 공간성에 완전히 매료되어 이 곳의 공간과 사람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하였다.
시놉시스
DMZ와 서울 사이에는 콘크리트 군사 구조물이 산재하여 있다. 북의 탱크를 저지하는 전차 방호벽과 용치, 그리고 벙커들. 70년대 긴급작전으로 만들어진 이 구조물들은 냉전이 끝나자 방치되었고 이제는 개발 논리 앞에 점차 사라지고 있다.
택시를 운전하는 H는 이 공간을 유년시절의 아지트로 기억했다. 담배를 피우고 여자를 만나던 일탈의 공간. 하지만 농사를 짓는 L여인은 이 공간을 귀신이 나타나고 네발짐승이 뛰쳐나오던 공포의 공간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 곳의 공적 기억은 박정희 정부의 프로파간다와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히틀러의 그것을 그대로 카피한 구조물들은 냉전 시대 공포정치에 필요했던 반공 이데올로기의 임무를 착실히 수행했다.
파주에서 흑인 혼혈로 태어난 김종철의 죽음은 구조물의 탄생과 소멸을 닮았다.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태어나 벙커에서 살던 그는 돈을 노린 외지인들에게 살해되었다. 시대의 무덤이기도 하고 김종철로 대표되는 실체의 무덤이기도 한 콘크리트 무덤을 파헤쳐 본다.
기획의도
경기 북부는 경계의 지역이다. 이곳은 남과 북의 경계이면서 현재, 안보와 개발의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 중인 경계이기도 하며, 과거 국가와 개인의 기억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경계였다. 몇 년 전 의정부로 이사 온 나는 집으로 향하는 길목의 방호벽 3개가 차례로 철거되는 것을 보며 이 경계가 조금씩 이동하고 있음을 느꼈다.
아직도 DMZ 근처에서는 대남방송과 대북방송의 충돌이 주는 긴장이 선명하지만, 이 경계는 분명 조금씩 북상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 경계를 따라 파쇄되어 사라져가는 구조물의 콘크리트 잔해를 추적하다 보니 문득 사람들의 기억들도 저렇게 파쇄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색무덤>은 경기 북부의 콘크리트 군사구조물 주변에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과 괴담을 수집하고 그것들이 과거 반공 이데올로기 안에서 어떻게 증폭되고 변형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영화다. 그리하여 이 거대하고 음습한 회색 콘크리트 무덤 들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를 묻고자 한다.
상영 영화제
작품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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